탈레스로부터 데모크리토스까지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은 만물의 원리(아르케)가 무엇인지, 세계는 어떻게 생성되는지를 물었다. (물론 이들은 인식론이나 윤리학적 사유 등을 하기도 했다.)
자연에 대한 관심에서 인간에 대한 관심으로
소피스트들에 이르면 이제 철학은 자연이 아닌 인간과 관련된 것을 탐구하기 시작한다.
소피스트들로는 프로타고라스, 고르기아스, 트라시마코스가 있다.
소피스트들은 아테네 외부의 각기 다른 지방에서 온 사람들로서 (아테네가 아닌 지역에서 아테네로 넘어오면서 나라마다 다양한 문화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하나의 진리란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회의주의, 상대주의)
또한 소피스트들은 실용적인 것을 추구했다. 이러한 것들로 문법, 수사학(rhetoric), 웅변술, 시학 등이 있다. 소피스트들이 활동하던 당시 고대 그리스는 설득 기술이 중요하던 시대였고, 소피스트들은 대가로 돈을 요구할만한 기술을 사람들에게 제공한 셈이다.
소피스트가 활동했던 시대는 “바로 페리클레스의 제국주의시대였다. 새로운 땅을 점령하고 이용하는 사람들과, 의지를 관철하고, 그 무엇인가를 실행하고, 또 그 무엇인가가 되려고 하는 그런 사람들이 필요한 시대였다.”(요한네스 힐쉬베르거, 『서양철학사 上』, 강성위 옮김, 이문출판사, 2012, 68쪽)
소피스트들에 대한 우호적인 평가
이러한 소피스트들에 대해서는 두 가지 평가가 존재한다.
소피스트들의 수사학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들 설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소피스트들의 기술은 정치나 변호에서 중요했다.
또한 소피스트들이 제기한 아래와 같은 물음들은 인간의 생활을 탐구하는 데 있어 중요한 물음이었다.
그래서 소피스트들은 이전의 철학자들과 달리 인간의 삶에 관심을 가지며, 그와 관련한 여러 지혜를 제시한 자들로 높이 평가를 받는다.
소피스트들의 물음(새뮤얼 이녹 스텀프, 제임스 피저, 『소크라테스에서 포스트모더니즘까지』, 이광래 옮김, 열린책들, 2011, 60-61쪽)
- 그리스인과 이방인 사이의 구분, 주인과 노예 사이의 구분은 단지 편견에 근거하는가 아니면 어떤 증거에 근거하는가?
- 그리스 문화는 인위적인 규칙들에 기초하는가 아니면 자연에 기초하는가?
- 그들의 종교적, 도덕적 규약들은 관습적이여서 변화가능한가 아니면 자연적여서 영원한가?
소피스트들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
그러나 소피스트들의 수사학은 다른 사람들을 설득한다는 측면에서 좋은 점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는 기술은 때때로 다른 사람들을 조정하는 기술이 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누군가는 설득의 기술로 자기 자신이 믿는 것을 타인에게 주입하고자 하면서 세상을 혼란에 빠뜨리게 할 수도 있다.
특히 소피스트들의 물음은 (나라마다 문화가 다르기에 하나의 진리란 불가능하다는 생각으로 인해) 회의주의와 상대주의를 기반으로 제기된다. 즉 이들은 진리는 상대적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소피스트들이 사람들에게 기존의 견해에 의문을 갖게 하면서 사회를 어지럽힌다는 점에서 비판한다.
이러한 비판은 소피스트들이 자신의 가르침에 대해 돈을 받으면서, 가속화된다.
나아가 고대 그리스의 시대적 분위기, 소피스트들에 대한 이후 철학자들의 평가 등이 결부되며 ‘소피스트’라는 명칭 자체가 한동안 부정적인 의미를 갖게 된다.
플라톤의 평가 소피스트들은 “부유하고 뛰어난 젊은 사람들을 돈을 받고 낚는 사냥꾼”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평가 소피스트들은 “피상적인 지혜를 농하여 돈을 벌려고 하는 사람”이다. |
이로 인해 '소피스트'라는 명칭은 “수사학적 허식”, “지적 천박성”, “도덕적 불성실”을 의미하게 되기도 한다.(스털링 램프레히트, 『서양 철학사』, 김태길 외 2인 옮김, 을유출판사, 2012, 44쪽)
소피스트들에 대한 재평가
소피스트들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재평가되는 것은 헤겔에 이르러서이다.
헤겔은 "왜 소피스트들이 그리스인들의 진정한 교육자였는지, 아울러 어떻게 이들이 처음으로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의 낡은 철학적 경향을 비판하면서 윤리학, 인류학, 정치학 분야의 인간적인 현실에 대한 살아 있는 관심에 중요성을 부여했는지 보여 주었다."(움베르트 에코, 리카르도 페드리가 편저, 『경이로운 철학의 역사』, 윤병언 옮김, 아르테, 2018, 1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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