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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사

아낙사고라스_종자(씨앗)들

엠페도클레스는 만물의 원리(아르케)를 물, 불, 흙, 공기(네 가지 뿌리)라고 말하고, 여기에 두 가지 작용인(사랑과 미움)이 작용함으로써 세계가 형성된다고 말한다.

 

아낙사고라스(Anaxagoras, 500 B.C ~ 428 B.C)는 엠페도클레스가 말하는 네 가지 뿌리로부터 세계를 설명하는 것이 불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아낙사고라스는 세계가 다양한 성질을 가진 것들로 구성되어 있듯이, 만물의 원리(아르케) 또한 많은 종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그는 “있지 않은 것(무)으로부터는 아무것도 생기지 않는다는 자연철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를 참이라고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DK59A52, 탈레스 외,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의 단편 선집』, 김인곤 외 옮김, 아카넷, 2005, 497쪽)

 

이러한 아낙사고라스의 생각은 다음과 같은 물음에서 잘 나타난다. "대체 어떻게 머리털이 아닌 것에서 머리털이 생기고 살이 아닌 것에서 살이 생길 수 있는가?" (DK59B10, 탈레스 외,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의 단편 선집, 김인곤 외 옮김, 아카넷, 2005, 517)

 

아낙사고라스는 세계에 존재하는 어떤 것과 동일한 성질을 지닌 궁극적인 어떤 것이 있기에, 만물에 존재하는 다양한 것들이 생겨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세계는 다양한 것들이 존재하므로, 궁극적인 어떤 것 또한 그만큼 많은 수가 존재해야 한다.

 

 

아낙사고라스의 종자들

 

궁극적인 어떤 것은 종자(씨앗)들이다.

 

이러한 종자는 하나가 아니다. 종자는 크기가 매우 작으며, 수적으로 무한하다.

 

또한 종자들 각각은 각자의 성질을 지니고 있다. 각각의 성질을 가진 종자로 인해 세계에 존재하는 것들을 저마다 각각의 성질을 갖는다.

 

이러한 종자들은 모두 함께 존재하는 어떤 것을 구성한다.

 

“모든 사물은 함께 있었고, 수적으로도 작음에서도 무한했다. 작다는 것 역시 한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모든 것이 함께 있으므로 그것들 중 어떤 것도 작음으로 인해 분명하게 식별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공기가 에테르 둘 다 무한하게 있어서 그것들이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들이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었던 까닭은] 모든 것들 속에 수적으로나 크기로나 최대한으로 들어 있기 때문이다.” (DK59B1, 탈레스 외,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의 단편 선집』, 김인곤 외 옮김, 아카넷, 2005, 499-500쪽)

 

다만 어떤 종자의 비율이 높은지에 따라 존재하는 어떤 것의 성질이 정해진다.